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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고래

숙자언니

책읽는고래
ISBN 9788901051451
페이지수 127
판형 148*210mm
도서분야 청소년 > 문학책 > 청소년 문학
책 소개

저 길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우리 동네, 반내골. 아무도 찾아오지 않고 아무 일도 생기지 않는 곳입니다. 하지만 바깥으로 나가는 유일한 통로인 외줄기 신작로, 그 신작로에는 이상한 일이 참 많이 일어납니다.

우리 첫찌니와 둘찌니는 그 길을 통해 서울로 갔습니다. 서울에서 봉제 공장에 다닌다고 했습니다. 첫찌니와 둘찌니뿐 아닙니다. 동네 언니 오빠들도, 하나 둘 신작로를 통해 밖으로 나갔습니다. 이제는 동네에 언니 오빠들이 거의 없습니다. 명절 때면 어른들은 신작로에서 언니 오빠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리 세찌니는 신작로를 나가고 싶어 언제나 좀이 쑤십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검사가 되는 것이 세찌니의 꿈인데, 그러자면 우선 읍내 중학교에 입학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나는 반내골이 좋은데, 봄이면 아카시아 꽃 따고, 여름이면 개울에서 가재나 고둥 잡고, 가을에는 들로 산으로 쏘다니며 노는 게 좋은데, 엄마 아빠와 사는 게 제일 좋은데, 정말 이해할 수 없습니다. 신작로 끝에서 무엇이 언니 오빠들을 불러내는 걸까요?



소중한 사람들과의 가슴 아픈 이별을 통한 성장


우리 사촌, 숙자 언니는 서울에서 왔습니다. 언니들이 걸어 나간, 그 신작로를 따라 반내골에 들어왔습니다. 나는 처음부터 숙자 언니가 좋았습니다. 이랬니? 그랬니? 하는 숙자 언니의 서울말이 강아지풀처럼 내 마음을 간지럽혔습니다. 할머니나 세찌니에게는 사납기만 한 숙자 언니지만, 나한테는 한없이 다정합니다. 세찌니보다 더 친언니 같습니다. 그런데 숙자 언니도 언젠가 저 신작로를 따라 나가고 말 것입니다. 언니는 이모가 다시 데려가기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늘, 우체부 아저씨가 소식을 가져오기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체부 아저씨의 자전거 벨 소리만 들리면 쏜살같이 뛰어나갑니다.

서울 간 첫찌니와 둘찌니는 우리에게 빨간 란도셀 가방을 사 보내고, 빨간 코트도 사 보냅니다. 명절 때는 마마 비스킷을 사 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나는 그런 것 없어도 됩니다. 그저 언니들만 자주 집에 왔으면 합니다. 적어도 명절 때는 언니들 얼굴을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다시 옛날처럼 개울에서 미역도 감고 했으면 좋겠습니다. 언제면 다시 언니들이랑 같이 살 수 있는 걸까요? 그런 날이 오기는 할까요?

엄마는 돈이 없으면 못 사는 거라고 합니다. 그래서 첫찌니와 둘찌니는 돈을 벌러 서울로 간 것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나는 왜 돈이 있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학교는 안 다니면 되는 것이고, 엿이나 과자야 안 사먹으면 되는 것인데, 또 밥은 우리 논에서 나는 쌀로 해 먹으면 되는데, 돈이 왜 필요한 걸까요? 왜 다들 서울로 가려는 걸까요?

나는 자꾸만 눈물이 납니다. 언니들이 보낸 란도셀 가방만 봐도 눈물이 나고, 낮잠 자다가 꿈에서 첫찌니 둘찌니를 만나기만 해도 눈물이 납니다. 숙자 언니는 어린애들이나 우는 거라고 합니다. 어른은 울지 않는다면서요. 나는 언제쯤이면 언니들이 보고 싶어도 울지 않을 수 있을까요? 어른으로 자란다는 건, 저 신작로로 소중한 사람들을 떠나보내는 것이 아닐까요? 앞으로 또 얼마나 많은 이별을 해야 하는 걸까요? 그리고 저 길 끝에 무엇이 있건, 언젠가는 나도 저 신작로로 나가야 하는 게 아닐까요?

어른으로 자라고 또 살아간다는 것은 그렇게 눈물을 참으며 저 길을 따라 걸어가는 일인지도 모릅니다. 저 길 끝에 있는 서울, 그곳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서울에서 살아남는 것, 단지 그것만은 아닌 것 같은데, 가슴에 새겨두어야 할 것이 있는 것 같은데…….



<숙자 언니>는 어떤 이야기인가


아무도 찾아오는 사람 없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우리 마을 반내골에 2년 전 숙자 언니가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온 마을을 들쑤셔놓고 있습니다. 숙자 언니는 우리 막내 이모의 딸인데, 이모부가 돌아가시는 바람에, 이모와 떨어져 우리와 살게 되었습니다. 우리 할머니의 말에 따르면, 숙자 언니는 공밥을 얻어먹는 주제이지만, 염치는 미제급입니다. 숙자 언니는 할머니와 말싸움에서 한마디도 지지 않고, 공부만 잘할 뿐 게으르고 얌체스런 세찌니 영미와 밥상에서 반찬 전쟁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조용하던 우리 집은 숙자 언니가 오고 나서부터 늘 크고 작은 소란이 끊이지 않습니다. 세찌니는 읍내 중학교에 진학을 하면서 집을 떠납니다. 늘 신작로 밖으로 나가고 싶어 했던 좀이 쑤셨던 세찌니였습니다. 하지만, 막상 중학교에 들어가고부터 말수가 부쩍 줄어들며 어딘가 달라집니다. 더 이상 숙자 언니와 싸우지도 않습니다.

더불어 숙자 언니도 이상해집니다. 봄에는 나물을 뜯어 팔고, 가을 추수철에는 품을 팔아 돈을 모으기 시작합니다. 숙자 언니는 돈을 한 푼도 쓰지 않고 팬티 속 주머니에 차곡차곡 모읍니다. 가을이 지나자 숙자 언니의 아랫배는 애밴 여자처럼 불룩해졌습니다. 숙자 언니는 왜 그렇게 악착 같이 돈을 모으는 걸까요? 이모가 보고 싶어서, 다시 서울로 가려고 하는 걸까요? 하지만 너무도 이상하게도 숙자 언니는 1년 동안이나 아껴 모은 그 돈을 세찌니에게 줍니다. 돈이 든 봉투에는 숙자 언니의 얼굴처럼 오종종한 글씨로 ‘피아노 배울 돈’이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세찌니가 피아노 배우고 싶다고 했던 것이 기억납니다.

숙자 언니도 국민학교를 졸업합니다. 졸업식이 끝난 뒤부터 숙자 언니는 이모의 소식을 더욱 간절히 기다립니다. 이모가 2년 만 여기 가 있으라고 했기 때문에 언제 이모가 데리러 오나 기다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기다리고 기다리던 우체부가 숙자언니에게 가져다준 소식은, 이모의 재혼한 남편 그러니까 숙자 언니의 새아빠가 반대해서 숙자 언니를 데려갈 수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편지를 받은 후 숙자 언니는 어디론가 달려 사라집니다. 숙자 언니가 사라진 뒤부터 봄눈이 무섭게 펑펑 쏟아집니다.

밤이 되자 동네 어른들이 숙자 언니를 찾아나서고, 숙자 언니는 다행히 얼어죽기 직전에 발견됩니다. 그리고 다음날 숙자 언니는 첫찌니와 둘찌니가 있는 서울 공장으로 가겠다고 스스로 말합니다. 첫찌니, 둘찌니, 세찌니에 이어 숙자 언니마저 신작로로 떠나보낼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어른들은 내 마음은 모르고 일사천리로 일을 진행시킵니다. 숙자 언니가 떠나던 날 하늘은 유난히 맑았습니다. 나는 언니가 가르쳐 준 대로 눈을 들어 하늘을 보았습니다. 두 눈에 눈물이 가득했지만, 눈물은 흘러내리지 않았습니다.

2년 동안 우리 마을을 온통 들쑤셔놓았던 숙자 언니는 이렇게 우리 곁을 떠나갔습니다. 언니가 들어왔던 신작로를 따라 다시 서울로 간 것입니다. 지금까지 고단하기만 했던 숙자 언니의 인생, 앞으로 언니 앞에 펼쳐질 인생 또한 결코 쉬워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숙자 언니는 어느 곳에 있건 지금까지처럼 억척스럽고 강인하게, 그러나 밝고 아름답게 살아가겠지요?

목차
봄소식 서울서 온 언니 학교 가는 날 신작로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엄마 냄새 이 풍진 세상 눈물을 참는 법 쓸쓸한 추석 깜둥이 숙자 언니 세찌니의 눈물 봄눈 내린 날 어른이 되는 법 지은이의 말 그린이의 말
편집자 리뷰

동네의 언니 오빠들을 하나 둘 밖으로 내보내는 신작로에 과연 무엇이 있길래 언니 오빠들을 불러내는 것인지 궁금해하는 아이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다. 엄마와 떨어져 시골에서 살아야 하는 아픔을 가진 숙자 언니가 여러가지 아픔을 딛고 빨리 어른이 되어야만 했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시골에서 도시로 나가 돈을 벌고, 그렇게 모은 돈을 고향의 부모에게로, 동생들의 학비와 선물을 보내주던 시절의 언니와 오빠들을 그리고 이 책은 청소년들보다는 그 부모님들이 더 공감할만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때보다 풍요로운 삶을 살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고통스러워도 시간이 지난 뒤 아름다운 추억이 될 수 있는 것은 사람이 함께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잘게 자르고 부순 종이를 모아 붙여서 완성한 책 속 그림이 인상적이다.

정지아
정지아 선생님은 전남 구례에서 태어나 중앙대학교에서 문예창작을 공부했습니다. 1990년에 <빨치산의 딸>을 출간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1996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고욤나무>가 당선되었고, 이효석 문학상, 한무숙 문학상, 오늘의 소설상을 수상했습니다. 지은 책으로는 소설 <행복> <봄빛> 들이 있고, 청소년소설 <숙자 언니> <어둠의 숲에 떨어진 일곱 번째 눈물> 들이 있습니다.

작가의 다른 책

  • 어둠의 숲에 떨어진 일곱번째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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