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 셋, 말 많고 탈 많은 열일곱 살이다
송송이 시골에서는 공부 좀 한다고 우쭐대다가 엄마 등쌀에 못 이겨 얼떨결에 서울로 유학을 왔다. 하지만 생각처럼 서울 공부가 쉽지가 않다. 참고서를 붙들고 아무리 발버둥을 쳐 보지만, 웬걸. 수학도 영어도 안개 속에서 바늘 찾는 기분이다. 시골에선 영어라면 제법 하는 축이었는데, 서울에서는 입도 벙긋, 못하면서 서울 영어하고 시골 영어하고는 근본이 다르다는 걸 깨닫고 절망하게 된다. 그런 송이를 주인집 딸이자 엄마 친구 딸인 아미는 젊음의 거리 홍대로 이끈다.
최아미 수학 성적은 거의 빵점에서 십 점 사이이지만, 돈 계산이라면 누구보다 빠르고, 세상에서 가장 부러운 사람은 미국 호텔재벌가 상속녀 패리스 힐튼이다. 서울특별시 관악구 신림동 풀하우스 만화방 집 딸내미 최아미 신세를 벗어나는 게 꿈이다. 아미가 세상에서 가장 예쁘다고 생각하는 건 십만 원 수표에 그려진 무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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