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민정 그림책 연구가가 들려주는 『이제부터 변할 거란다』 깊이 읽기 팁
『이제부터 변할 거란다』는 주인공 조셉이 기이한 모습의 주전자를 발견하며 시작한다. 집안에서 일어난 작은 변화를 알아챈 조셉은 집 곳곳에서 변화를 찾으며 “이제부터 변할 거란다.”라고 말한 아빠의 말을 이해해보려 애쓴다. 작가는 수수께끼 같은 아빠의 말과 점진적으로 변화하는 집안의 사물을 통해 점점 불안이 고조되는 조셉의 심리를 표현한다.
그리고 독자의 시선은 조셉과 함께 변화의 디테일을 쫓아간다. 작품 속 사물의 ‘변형’에는 전과 후가 있다. 사물은 한 번에 변하지 않고 과정을 거친다. 그리고 그 과정은 꼬리의 꼬리를 물며 다음 장으로 이어진다. 페이지가 넘어갈수록 독자는 변화를 찾아내야 하고 아빠의 수수께끼 같은 말도 추리해야 한다.
많은 변화의 끝에 진짜 변화는 새로운 가족의 탄생이었음을 알 수 있는데, ‘가족 구성원의 변화’를 맞는 아이의 불안한 심리를 주변 사물의 변형이라는 형식으로 표현해낸, 그야말로 기막힌 주제와 형식의 통합이라고 할 만하다. 그리고 이 작품은 시기상 앞서 출간되었던 『돼지책』에서 이미 다룬 적이 있는, 완전하지 않고 늘 불안과 변화를 안고 있는 평범한 진짜 가족의 이야기를 다시 한 번 다룸으로써 후에 출간되는 가족 시리즈와 이어주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있다. (정확히 10년 후, 『우리 아빠』로 가족 시리즈가 시작되었다.)
일반적으로 한 번 페이지를 펼치면 쭉 읽어 내는 그림책과 다르게 바쁘게 페이지를 앞과 뒤로 넘기며 앤서니 브라운의 변형 이야기를 즐겨보는 건 어떨까. 소파 뒤의 그림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가족사진의 구성원은 어떻게 바뀌는지, 다 찾았다고 생각하고 다시 보면 왜 또 새로운 것이 보이는지, “아! 이래서 앤서니 브라운이구나.” 무릎을 치게 만드는 매력에 빠지게 될 것이다.
- 임민정 (그림책 연구가)
지금까지 내가 알던 것이 변해버린다면?
아침 일찍 조셉의 아빠는 “이제부터 변할 거란다”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고 집을 나섭니다. 혼자 남은 조셉의 세상은 변하기 시작합니다. 주전자가 고양이로 둔갑하고, 슬리퍼에 날개가 돋아나고, 공이 알로 변하기까지. 하나둘 일어나는 신비로운 사건들에 조셉은 점점 불안해져 방으로 도망칩니다. 정말로 모든 것이 사라지는 걸까요?
앤서니 브라운의 『이제부터 변할 거란다』는 변화라는 낯선 손님을 맞이한 아이의 심리를 감각적인 그림 속에 담아낸 작품입니다. 이사나 학교 입학, 동생의 탄생 등, 누구나 크고 작은 변화를 맞이합니다. 하나의 변화는 손에 손을 잡고 다른 변화를 연쇄적으로 만들어내기도 하지요.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져 당혹스러운 때도 있고, 두려웠던 일이 막상 겪어 보면 별거 아니기도 하고요.
변화를 맞이하는 아이의 마음을 앤서니 브라운의 그림으로 만나보세요. 앤서니 브라운의 수수께끼 같은 일러스트 속 따뜻한 시선이 낯설어 보이기만 하던 ‘변화’라는 손님을 조금은 반갑게 맞이하도록 도와줄 거예요.
_김보경 (신경심리학 박사, 『이제부터 변할 거란다』 역자)